▼시나리오 원주소
이하 시나리오 스포일러
(상황에 따라 진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일부 개변한 부분이 있습니다.)
규칙적인 진동이 잠든 몸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창문 너머로 비쳐오는 따사로운 햇살이 당신의 눈가를 아롱거리며 잠을 깨우네요.
부스스한 눈두덩이를 들어 올리면, 가장 먼저 천장이 보입니다.
요즘 누가 이런 벽지를 사용하나 싶을 정도로 촌스러운 원색 꽃무늬 패턴.
붙어있는 천장 조명의 모양도 상당히 구식이고 유치 찬란합니다.
잘은 몰라도 확신할 수 있는 건, 이 인테리어는 절대로 당신의 센스가 아니라는 점이죠.
📋: [진동 소리], [방 안의 풍경], [창문 밖], [문 밖], [본인 몸 상태]
미나: ...? (화들짝 놀라서 자기 몸 상태부터 확인해요)
미나:
정신
기준치:
60 / 30 / 12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마치 숙취에 깬 사람처럼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요.
어제 술을 마신 기억이 없는데도 숙취 같은 통증도 이상하고,
분명 어제 낮까지만 해도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누군가가 기억에 없는 당신을 번쩍 들어다 여기에 데려다 둔 것처럼요.
그때, 둥둥거리던 통증의 정체가 당신의 뒤통수에서 느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칩니다.
다급히 더듬거리며 만져보면 큼지막한 혹이 나 있습니다.
미나: (내가 스스로 씻고 입은거겠지?? 그랬을 거야... 그랬을..)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워하다가 자꾸 자신의 골을 울리는 진동 소리 쪽을 쳐다봐요)
지치지도 않고 계속해서 울려대는 소리의 진원지를 찾으려고 고개를 두리번거리자,
[독고 피디님]이라고 저장해 둔 번호로 전화가 오고 있네요.
(다급하게 전화를 받아요) 네, 피디님...!
전화를 받자, 독고 피디님의 노성 섞인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독고 PD: 권미나! 해가 중천인데 아직도 자고 있니?! 정말이지. 어제 일로 방송국이 발칵 뒤집혔는데 속도 편하지~
독고 PD: 막 일어났으면 무슨 일인지 모르려나?
어제 방송국에서 연예인A 씨와 연예인B 씨가 칼에 찔려서 돌아가셨어.
하필 그때 정전이 일어나서 그 시각에 방송국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 전부 용의 선상에 올랐지 뭐니.
그것 때문에 방송국 안팎으로 성가신 기자 놈들이 진을 치고, 인터넷이며 뭐며 난리도 아니야.
독고 PD: 흥, 웃기지도 않지. 어떤 미친 관계자가 방송국 내에서 그런 대범한 일을 벌이겠니?
아무튼! 이 살인사건 때문에 우리 프로그램에 새 코너를 만들기로 긴급회의를 마쳤어.
독고 PD: 세간의 시선을 돌리고 흉흉한 분위기를 쇄신시켜 보자,라는 거지.
자세한 얘기는 얼굴 보면서 해줄 테니 어서 씻고 방송국으로 튀어와!
새 코너 준비로 바쁘신 모양인지 당신의 대답도 듣지 않고 뚝, 하고 전화가 끊깁니다.
(이해할 수 없는 정보들이 연달아 머리에 들어오니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 생각하며 일단 나갈 준비를 하기위해 방안의 풍경을 둘러봐요)
주위를 둘러보면 당신이 누워있던 침대(유치 찬란한 이불은 덤)와 TV, 거울, 미니냉장고, 낡아빠진 컴퓨터, 작은 탁자와 의자가 보입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나 디자인을 보면… 허름한 호텔 같네요.
그것 외에는 [영수증]으로 보이는 것이 탁자에 놓여 있습니다.
(탁자 위에 놓여있던 옷으로 갈아입으며 영수증 확인해요)
당신이 머물고 있는 룸의 가격과 결제 시간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아아, 어제 저녁 일이 전혀 기억이 안나...!!! (절망)
미나: (옷 다 갈아입고 양치하면서 창문 밖 확인해요)
창문 밖을 내다보면 독고 피디님의 말마따나 중천에 뜬 태양빛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습니다.
약 3층 정도의 높이로 보이는 아래로는 으슥한 골목이 보이고 시선이 닿는 바로 아래에 당신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양치 다하고 대충 화장하고서 문밖으로 나서면서 핸드폰으로는 어제 살인사건에 대해 검색해봐요)
제일 크게 떠 있는 기사 하나가 보입니다. 당연히 미나네 방송국 이야기겠지요.
오후 10시면... 내가 이미 이 호텔에 있을 때네...
바깥과 연결되어 보이는 문을 열자, 고요한 복도가 펼쳐져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버튼 아래에 룸 키를 놓고 가는 바구니가 붙어 있는 걸 보아하니…
일단은 피디님의 호출에 늦지 않도록 방송국에 가보는 것이 좋겠어요.
호텔을 나서면 이 호텔을 홍보하는 커다란 네온사인으로 된 입간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미나:
관찰력
기준치:
40 / 20 / 8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말로, 러, 러, 러브호텔이란 말인가요…?! 어쩐지!!
미나: .........................................
미나:
SAN Roll
기준치:
60 / 30 / 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아니나 다를까. 방송국에 도착하자 정문 앞에 수많은 기자진들이 몰려 있습니다.
은밀행동
기준치:
60 / 30 / 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직원들만 아는 비밀 뒷문으로 은밀히 진입했습니다.
그렇게 독고 피디님을 찾아가면, 왜 이렇게 늦었냐고 핀잔을 주며 자리에 앉힙니다.
방송국 분위기가 정말 난리도 아니야. 방금은 경찰들도 한차례 왔다 갔어!
조만간 우리들도 한 명씩 불려 나가서 조사받을 것 같아. 바빠 죽겠는데.
늦어서 죄송해요... 그래서 새 프로그램은 무얼...?
독고 PD: 아, 그거 말인데. 그 프로그램 새 코너의 리포터로 미나 네가 발탁됐어. 이건 살인 사건의 여파를 덮기 위한 파일럿 방송이고, 반드시 잡음 없이 성공시켜야만 해. 코너의 이름은<왓츠 인 유어 백!> 이야. 유명 연예인들을 불시에 찾아가 그들의 가방 속 내용물을 공개하는 전국 생중계 깜짝 카메라 형식을 띠고 있어.
미나: ... (그런 막대한 임무를 어째서 내가...)
독고 PD: 하지만 위 사항은 대중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기 위한 대외적인 설정일 뿐이고,
실은 연예인의 이미지에 큰 해악을 끼치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언제 찾아갈 것인지 사전에 협의를 마친 상태지.
독고 PD: 그래서 말인데, 미나 너 혹시 강강지 씨와 친분은 있니? 그가 최초 게스트거든.
미나: ..................................................네?
독고 PD: 요즘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으니 말이야! 화제성이 좋아서 코너 홍보에도 딱이고.
미나: 아, 아닙니다...! (왜 하필...!!)
미나: 친분은 없는데... (시선을 마주치지 못 하고..)
독고 PD: 아 그래~? 그래도 얘긴 많이 들어봤지?
독고 PD: 그쪽 소속사에서도 방송의 재미를 위해 가방에 이것저것 담기야 하겠지만, 모범적인 이미지를 실추하는 일만큼은 절대로 조심해 달라고 부탁하더라.
실제 성격은 어떨지 몰라도.
사실 그런 이미지 갖고 있는 애들치고 정말 모범적인 애들은 못 봤지만 말이야, 후후.
미나: (연예계의 암묵적인 룰일테니...) ...알겠습니다...
독고 PD: 미나만큼 정도를 잘 지키는 리포터도 없으니까, 믿고 있어.
생방송은 저녁이지만 미리 준비하는 게 좋겠다.
분장실에 말해뒀으니까 가면 의상하고 메이크업 준비해 줄 거야. 그럼 부탁할게?
독고 피디가 당신의 두 어깨를 무겁게 툭툭 두드립니다.
우리 다 직장에서 잘려 길거리에 나앉지 않게 잘 부탁한다며,
당신을 비추고 있는 밝은 조명이 복도 위로 긴 그림자를 만들어 냅니다.
그 앞으로 4대의 카메라가 작은 점 같은 빨간색 표시등을 켠 채 당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엔 간단한 코너 소개와 인사말, 진행 순서가 간략하게 적힌 큐카드가 들려 있고요.
큐카드를 참고하며 자유롭게 RP하시면 됩니다.
미나: (후...하...!) (시작해봅시다...)
안녕하세요! 이번 『왓츠 인 유어 백』 의 진행을 맡게 된 권미나 입니다!
『왓츠 인 유어 백』 은 불시에 다른 연예인분들의 가방 속을 낱낱이! 공개하는 방송인데요~ 불시인 만큼! 깜짝 카메라처럼 갑자기 공개가 된답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전국으로 생중계되고 있어요!
다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어떤 소지품을 들고 다닐지 궁금하시죠? (사회성 미소)
오프닝을 마치자, 카메라 틈에 있던 막내작가가 손가락으로 강지가 기다리고 있을 대기실 문을 콕콕 가리킵니다.
미나: 자, 요즘 스타! 라고 한다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원빈? 강동원? 전지현? 물론 모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엄친아! 라고 한다면 한 사람만을 떠오르실 겁니다! 두구두구~ (양주먹을 쥐고 북을 두들기 듯이 허공을 두드려요) 다들 예상했다시피 국민 대스타 『강강지』 씨 인데요! (대기실까지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속닥속닥!) 강강지 씨는 특히 모범적인 모습으로 유명하시죠! 과연 강지 씨의 가방 속도 모범적이고 올바르실까요!? (여전히 작은 목소리로 카메라에 가까이 대고 말한다) 그럼! 들어가봅시다!
(대기실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갑니다 )
모두와 약속된 대로, 예고 없이 대기실 문을 벌컥!! 열고 제작진들을 데리고 진입합니다.
그리고 그 안쪽에서 한창 머리 손질을 받고 있던 강지와 마주하게 됩니다.
분명 짜고 치는 깜짝 카메라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머리 곳곳에 꽂혀 있는 집게와 프리하게 입고 있는 셔츠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불시에 당했다는 느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놀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다가 의아하다는 듯 일어나 쭈뼛거리는 모습조차.
그 기만적인 사실을 스태프들과 당신만 알고 있습니다.
뭐...죠?
미나: (사회성 미소) 안녕하세요, 강지 씨! 머리 손질 중이셨나 봐요! 다들 이런 free한 모습의 강지 씨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티비로 보고있을 관객들에게 말하듯이 카메라를 보고 말합니다.)
강지: (카메라보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꾸벅 인사합니다)
....?
미나: 하하, 저희는 연예인의 가방 속을 전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왓츠 인 유어 백』 이라는 프로그램인데요! 불시에 찾아와서 깜짝 놀라셨죠~!?
강지: 아... 하하, 네에... 신규 프로그램인가요? (여전히 당황한 기색으로 웃습니다)
가방을... 보여줘야 하는..거죠?
미나: 네~ 그렇습니다! 바로 오늘 1화를 장식하고 있죠! (미소) 모두가 강지 씨의 가방 속을 궁금해하고 계시는데 보여주실 수 있으시죠? (사회성 히죽이는 얼굴)
강지: 큼흠. 어, 일단 소개가 늦었네요. 하하... 안녕하세요 여러분, 강강지라고 합니다. 이런 즐거운 프로그램에 제가 첫 게스트가 되다니 영광입니다.
제 가방은 저기 있습니다. 부디 재밌는 감상 되셨으면 좋겠네요. (다시 정신차린듯 말끔하게 이야기합니다)
미나: 재밌는!? 과연 그 재미를 충족시켜줄 물건이 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강지와 떨어지기 위해 빨리 가방이 놓인 쪽으로 갑니다)
미나는 테이블 위에 강지의 가방을 올려놓습니다.
강지의 소속사에서 대체 뭐 얼마나 집어넣어 놨기에…
미나: 자~ 여러분! 그럼 처음으로 대스타의 소지품을 보여주는 명예로운 상황을 중계해드리겠습니다! (가방을 지익 열어봅니다)
당신이 당장에라도 가방을 열 것처럼 굴자, 강지가 갑자기 사색이 된 표정을 연기하며 두 팔을 양쪽으로 벌립니다.
강지: 저기! 잠시만요. 아직 가방을 공개할 마음의 준비가 안 돼서 심장이 너무 뛰어요. 마음의 안정을 위해… 한 번만 안아주실 수 있나요?
하하, 강지 씨도 참~ 강지 씨 팬들이 얼마나 많은데! 괜히 포옹하면 저 혼날지도 모른다구요~? (농담조로 하.하.웃어요)
배우 강강지는 긴장을 하면 누군가를 안는다... 라는 썰이 돈 적이 있었던가~
미나: .... ... (카메라를 등지고 살짝 불편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사회성 미소로 카메라를 쳐다봅니다) ...하하~ 강지 씨도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 있네요. 의외죠? 그럼 팬분들께 미리 사과의 말씀 올리겠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강지 안쳐다보고 안아줍니다)
카메라는 계속 돌고 있고, 강지는 가증스럽게 불쌍한 척이나 하고 있고.
서로의 팔이 엇갈리고 가슴과 가슴이, 뺨과 목덜미가,
그리고 둘의 체온이 아슬하게 맞닿은 그 순간,
어두운 방송국 복도를 가로질러 걷고 있는 듯한….
얼마 지나지 않아 강지가 덕분에 마음의 준비가 끝났다고 감사를 전하며 몸을 뗍니다.
그 시선 끝에 막내 작가의 스케치북이 보이네요.
미나: ...자~ 그럼, 진짜로 공개해보겠습니다!^^ 왓츠 인 유어 백!!! (가방을 지익 오픈합니다)
이내 큐카드에 적힌 대로, 카메라엔 가방 속이 보이지 않도록 열고 손을 집어넣어 잡히는 것을 꺼내어 봅니다
📋: 1d10주사위를 굴려 물품들을 꺼내어 공개합니다.
미나: 자, 과연 첫번째 물품은~~~ 두구두구~~~
미나: 우와, 강지 씨! 이건 무슨 내용의 책인가요?? 에세이? 소설?
강지: 아, 요새 읽는 소설책입니다. 재미있더라구요. 아직 초반부라 설명은 못하겠지만... 장르는 현대판타지? 무거워도 재밌어서 들고 다니며 틈틈이 보고 있습니다.
원래 이런 장르는 잘 안 보는데... 팬분이 추천해주셔서 잘 읽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싱긋)
미나: 아~ 선물하신 팬 분께서는 아주 뿌듯하겠는데요?! 제목만 봐서는 판타지가 아니라 철학적인 책일줄 알았는데 신기하네요! 강지 씨가 읽는 책이라 더 불티나게 팔릴지도 모르겠어요~ (웃으며 말해요)
그럼 다음 소지품을 꺼내볼게요~ (뒤적뒤적~)
강지: 꼭 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강지같은 스타도 누군가의 열렬한 팬일 수 있군요!
어라, 자세히보니...익숙한 빨간 머리의 여인 사진이 섞여있습니다.
미나: 설명이 필요하겠는데요, 강지 씨~?! (타연예인 굿즈를 카메라에 가까이 대며 보여준다)
강지는 태연하게 바라보다가 그 사진을 쏙 빼냅니다.
그러자 과거에 연인이었던 시절의 미나 사진이!
제가 사실 권미나 씨의 개인적인 팬이라서요. (싱긋~)
강지: 미나 씨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봐요. 진행이 매끄럽고 재밌잖아요.
미나: (표정관리가 안될 것 같음) 아하하! 이런 과찬이..~~~~~!!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그럼 바로 다음 물건으로 넘어가 볼까요~? (빨리 끝내고 싶어서 바로 가방을 뒤적입니다)
촬영 시작 전에 한 번 씩 포옹하고 들어가요. 아까 미나 씨한테 했던 것처럼.
그럼 긴장이 거짓말같이 풀려요.
미나: (강지 안 보고 카메라만 보고 얘기합니다) 강지 씨의 최애 색깔은 빨간색인가봐요~~ 이제 길거리에서 붉은 머리가 많이 보이겠는데요~~^^
미나: (위험하다!!! 빨리 다음 물건 꺼내요!!!!)
다음 물건을 공개하기 위해 가방에 손을 집어넣고 더듬거릴 때입니다.
미나:
손놀림
기준치:
10 / 5 / 2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가방을 헤집다 보면, 손에 잡히는 것이 있습니다.
손끝에 따끔! 한 아픔이 느껴지며 살갗이 톡 하고 벌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대체 뭐죠? 느껴지는 감각이 꽤 심상치 않습니다.
아무래도 대뜸 꺼내서 카메라에 노출시키는 것보다 먼저 슬쩍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네요.
미나: (뭐지... 바늘통이라도 가지고 다니는 건가... 하고 슬쩍 봐요)
그렇게 가방 속으로 시선을 내려 스윽, 살펴보면…
미나:
SAN Roll
기준치:
59 / 29 / 11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순간, 뇌리로 살인 사건의 흉기인 칼이 사라졌다는 기사가 떠오릅니다.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각도로 고개를 돌려 강지를 바라봅니다.
그러자 강지 역시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각도로 몸을 틀어 본인의 엄지 끝을 다른 손가락으로 톡톡 가리킵니다.
그러곤 그 손끝으로 당신을 한번 찍고 이내 본인을 찍습니다.
싱긋 부드러운 호선을 그리는 입이 어떠한 단어를 소리 없이 말합니다.
강지: '공. 범.' '숨겨줄 거지?' '숨겨줘야 할 걸. 우린 이제 공범 이니까.'
그제야 그의 제스처가 무슨 뜻인지 알아차립니다.
뭣도 모르고 흉기에 당신의 지문을 잔뜩 남겨두고 말았잖아요…!
반면 강지는 당신의 당혹스러움이 퍽 즐거운 모양인지 입가에 연신 미소를 달고 있습니다.
미나: ... (안색이 새파래지지만 카메라에 담을 수 없도록 억지로라도 태연한 얼굴을 유지해봅니다)
다, 다음 물건은... 이거네요! (칼에서 손을 떼고 그 옆에 다른 물건을 집어 보여줍니다)
미나는 프로 정신으로 기지를 발휘하여 상황을 모면하려 합니다!
아까 베인 상처가 따끔거리고 강지의 물건에는 미나의 혈흔이 남습니다.
대체 무슨 정신으로 나머지 물건을 소개했는지 모르겠네요.
막내작가는 시간이 다 됐다, 클로징 씬으로 들어가라고 스케치북을 흔들어대고 있습니다.
미나: 하하~ (식은땀) 오늘 이렇게 강강지 씨의 가방을 살펴보았는데요? 역시 평소 보여주던 이미지와 똑같은 가방 속이었네요! 이러다 다들 재미없다고 안 보면 안되는데~ (장난스럽게 말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저에게 탈탈 털릴 다음 가방을 물색해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 이 시간에 뵈어요~~ (손인사)
혼란스러운 와중, 미나는 프로정신으로 클로징 멘트를 치며 코너를 마무리 합니다.
제작진들이 첫 방송을 자축하며 박수를 쳐 줍니다.
강지 또한 그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뻔뻔하게 박수를 쳐주고 있습니다.
강지: 미나 씨,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함께 촬영한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매끄럽게 진행해 주시고... 즐거운 경험이었네요.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감사해요.
그 모습을 본 제작진들은 천천히 인사하고 나오시라며 촬영 장비들을 가지고 대기실을 나섭니다.
덕분에 대기실에 남은 사람은 당신과 강지. 그리고 짐을 정리하고 있는 강지 쪽 스태프 몇 명이네요.
미나: (의례적인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말을 걸면 흠칫 놀랍니다. 그러다 다시 인위적인 미소를 짓고는) 아~ 저도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잠시 할 말이 있는데... 혹시 시간 괜찮으세요?
강지: 네.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는데... (속닥) 방송국은 어딜 가나 듣는 귀가 많으니까.
그렇게 말한 강지가 당신의 손에 작은 [쪽지]를 쥐어 줍니다.
그러곤 스태프들을 향해 예의 바르게 인사합니다.
강지: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내일 스케줄 때 뵐게요.
당신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그가 흉기 든 가방을 매고 당신을 유려하게 스쳐 지나가 사라집니다.
미나: (강지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쪽지 열어서 읽어봅니다)
쪽지를 확인하면, 어느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가 쓰여있고 그 밑으로…
미나:
지능
기준치:
55 / 27 / 11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집 주소를 적은 쪽지인 것 같은데, 촬영 중엔 작성할 수 없었을 테니 말이에요.
그래요. 이건 분명, 당신을 공범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정교하게 놓인 덫.
순간, 발목에서 철컥! 거리는 환청이 들려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실제로 보이는 것은 없지만,
날카로운 덫에 찢긴 듯 피가 흘러내리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그저… 마음이 혼란해서 느껴지는 상상일 뿐이겠지만.
미나: (오늘 당장 얘기하고싶으니 차타고 주소 찾아가요)
난데없이 살인 사건의 공범이 된 처지가 어떤가요?
미나: (억울하다!!!!!!!!!!!!!!!!!)
자동차 운전
기준치:
30 / 15 / 6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가는 길 내내 분통이 치밀어 하마터면 차 사고를 낼 뻔하기도 했죠.
대체 그와는 무슨 악연으로 엮여 있기에, 이토록 더럽게 얽히고설키는지…!
당신이 강지에게 무슨 잘못을 지었다고 이런 끔찍한 상황을 벌인 걸까요?
만나면 싹 다 따져 묻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겠습니다.
쪽지에 알려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흡사 제집처럼 들어가면,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인지 곧장 소파에서 일어나는 강지가 보입니다.
의미가 묘하게 들리는 말로 당신의 성질을 긁어대는 강지입니다.
그건 네가 볼 수 없는 곳에 숨겨뒀으니 걱정 마.
강지: ...내가 그 사람들 죽일 사람으로 보여?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요 )
미나: 그게 아니라면, 진범을 지켜주려고 너가 가지고 있는 거야?
단독 범행보다 합동 범행이 형량이 더 낮다는 거, 알지?
조만간 경찰 조사가 벌어진다고 하길래, 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혹시나 걸리면 혼자 죽긴 싫으니까.
미나: ............... (황당한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대로 숨기지 못한 채로 가방이 오픈된 거야. 넌 재수가 없었던 거라고 생각하면 돼.
미나: 아니잖아. 분명 미리 협의해서 숨길 시간이... (이마 빡)
하필이면 너라니. 나도 마찬가지인 심정이야. (씁쓸하게 웃어요)
미나: ...... (할 말이 많지만 별 가치가 없을 것 같아서 꾹꾹 참아요)
미나: ....그러면 가지고 있는 사진이나 내놔. (손 내밈)
미나: 내가 있으니까, 네 거 아냐. 빨리 줘.
(소파 옆의 가방을 뒤져서 미나에게 건넵니다)
미나: (홱 뺏어서 자기 겉옷 안쪽 주머니에 넣어요)
미나: 솔직히 용의 선상에 안 오를 수 없는 상황이잖아.
강지: 난... 그 옆 대기실에 혼자 있었어. 너도 알잖아, 7시부터 방송국이 정전된 거.
그것 때문에 촬영 대기 걸려서 스태프들 다른 일 보게 시키고 혼자 있었어.
미나: ...나도 네가 살인을 저지를 만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 안해.
네가 잘 협조해주면... 살인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어.
미나: ... (미간짚) 아니, 애초에 왜 손을 댄거야...!
미나: (지독하게 얽힌 기분이다...............................)
(당장 박차고 나가고 싶지만... 일단 들어와서 주방 쪽 바라보고 서있어요)
곧 주방 쪽에서 고소하고 풍미 있는 냄새가 납니다.
미나: ...넌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엄청 불편한 상황이란 거 알고 있지?
미나: 헤어진 애인도 모잘라서, 용의자 협력 관계 같은 게 됐으니 말이야.
강지가 음식을 소분해 당신과 그 맞은편 자리에 차례차례 놓습니다.
꽤나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들이 뽀얀 김을 내며 하나 둘 차려집니다.
미나: ... (호텔 나올 때부터 아무것도 못 먹음..)
미나: (바보... 바보 권미나..........!! 넌 자존심도 없는 바보야!!!)(대답 안하고 냠냠 먹어요)
(호로록 그릇을 빠르게 비워냅니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나서 입을 열어봅니다.) 그래서... 정전 이후로 뭐했어? 8시 쯤에 뭐 했는지 기억나?
(아니지... 강지가 알리가...) ..아, 아니야. 그냥 답 안 해줘도 돼.
강지: ...계속 혼자 방송국에 있다가 집에 왔지. 난 알리바이가 없어.
그나저나, 오는 길에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했던 방송 대박 쳤대. 실시간 반응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던데?
살인 사건 이야기를 꾸역꾸역 짓누르고 있는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강지: 위에서도 소식을 들었는지 내일 내가 출연하는 방송에 너도 출연시킨대. 혹시 못 들었어?
강지: 우리 둘이 케미스트리가 좋다고 하더라고.
못 믿겠으면 검색해 봐도 좋고.
미나: ................ (속으로 우는 중)
고급스러운 펜트하우스는 바라보는 곳곳마다 품위 있습니다.
거실엔 층고가 높아서인지 분명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들었을 법한 거대한 조명 장식이 달려 있습니다.
가구는 하나같이 억소리 나는 고가의 상품으로 보이네요.
한쪽 벽면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훤하게 뚫린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고,
그 너머로 이 지역의 가장 큰 강줄기와 별빛처럼 빛나는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혼자 살기 때문인지 각 방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당신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강지가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미나: 의심받을 상황인 것도 맞고, 상황만 놓고 봤을 떄 네가 유력한 용의자인 것도 맞아. 하지만 진짜 네가 한 일이 아니라면 조사를 받고 경찰들이 진범을 찾는데 더 힘을... (말하다가 알림음에 폰 화면을 봅니다)
휴대폰을 확인해 보면, 독고 피디님에게 메시지가 와 있습니다.
독고 PD: [미나! 오늘 수고했어. 반응도 뜨겁고 우리가 원한대로 살인 사건이 묻히고 있어. 역시 첫 게스트를 강강지로 고르길 잘했지.]
[국장님께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 셔. 그래서 말인데, 내일 아침 6시 ‘XXX 헤어’에 네 이름으로 예약해 뒀으니까 헤어메이크업받고 강강지랑 같이 ‘애니멀 팜’ 게스트로 출연하도록 해.]
어떻게든 당신과 강지를 엮어서 2차 화제성을 만들어 보려는 내용입니다.
미나: (잠시만... 생각해보니까 강지가 용의선상에 오르면 우리 프로그램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나야말로 평생 직장을 잃은 채로 백수가 될지도 몰라...........)
(아니, 근데 대스타랑 이렇게 엮어도 되는 거야..?! 이미 사생팬, 파파라치한테 괴롭힘은 많이 받았다고~!)
(생각난 김에 폰으로 오늘 프로그램 했던 거 검색해봐요)
연예기사들은 강지와 미나의 케미스트리에 관한 내용이 다수이며,
그 짧은 시간에 벌써 망상이나 덕질을 하는 부류들도 생겨났네요.
강지: 조금 피곤하겠지만, 어쨌든 이걸로 너희 방송국도 살아났어. 잘 된 일이지.
정말 대단한 명의가 납셨다는 소리가 목구멍 끝까지 치받을지도 모르겠네요.
강지: 내일, 너도 새벽에 나가야하면 자고 가.
미나: (인사도 안 하고 현관 밖으로 나갑니다)
곧 강지가 당신의 어깨에 턱을 올린 채 한 팔로 허리를 감싸며 백허그 합니다.
강지: 지금이라도 자고 가고 싶으면 말해. 아까 들은 말은 잊어줄게.
그렇게 말하던 강지가 남은 손으로 도어록 잠금을 풀고 문을 살짝 열어줍니다.
마치 당신의 자유의사를 막지는 않겠다는 듯이.
강지가 안은 순간부터 어쩐지... 멀리서 고함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너머로 어두운 방송국 복도가 보일 듯 말 듯 아른거립니다.
미나: ....오해할 행동 하지마. (찌릿 째려봐요)
미나가 강지의 손을 풀어내면 환각은 다시 사라집니다.
미나: 그걸 어떻게 믿어? 이미 지금도 안아놓고. (말대답하고 문닫아요)
얼른 집에가서 내일 출근을 위해 일찍 잠이나 자야겠어요!
미나: (이틀 연속 외박할 수는 없다. 집에 슝 가요)
촬영을 준비 중인 시끌벅적한 현장은 늘 보던 것이라 익숙하기만 하지만,
오늘은 그 풍경 속 이질적인 존재 때문에 영 신경이 거슬립니다.
바로 당신이 앉은 게스트 석 바로 옆에 앉아있는 강지 때문이죠.
저희 녹화가 늘 이른 시간이라 게스트 분들이 많이 힘들어하시거든요. 하하!
연예계에서 잔뼈가 굵고 넉살 좋기로 유명한 MC가 다가와 스몰톡을 걸어옵니다.
강지: 이른 아침인데도 긴장감때문에 잠이 다 달아났습니다, 하하.
MC: 두 분 어제 기사 뜬 거 잘 봤습니다! 저희 방송에서도 케미, 기대하고 있다구요~
미나: 하하, 저야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MC: 정말 좋겠어요 미나 씨는~ ^^ (옆구리 쿡쿡)
미나: 에이~ 아니예요~ 분명 다른 리포터들이 꿰차고 올텐데요~
친분은 당연히 ! 없습니다! 이런 유명한 대스타와 친분이라니! 그냥 스타와 팬으로서만 알고 있었달까요~
MC: 아하~ 아무튼, 두 분께서 우리 방송국을 구원할 히어로라고 벌써 소문이 자자해요!
오늘 녹화는 크게 힘드실 것은 없을 겁니다. 동물 사연 2개를 함께 시청하면서 리액션해주시고, 스튜디오에 등장하는 강아지를 직접 훈련시켜보는 재롱잔치 코너만 해주시면 끝이에요!
제가 선창 하면 아래에서 위로 올리면서 ‘녹화 파이팅!’ 하시는 겁니다?
그렇게 말한 MC가 먼저 우리 사이로 손등을 쑥 내밉니다.
그리고 그 바로 위로 강지가 제 손을 올립니다.
어쩐지… 강지가 당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듯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당신은 [ MC의 손바닥 밑 / 강지의 손등 위 ] 중 어디에 손을 둘 건가요?
미나: (이런 것도 하는 구나. 어쩔 수 없이 강지 위에 손을 올립니다...)
그 너머로 누군가가 언성을 높여 고함치며 싸우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대기실 안쪽에서 들려온 시끄러운 소리에 문고리를 잡아 돌립니다.
짧은 파이팅이 끝나자, 미나의 환각도 함께 사라집니다.
있는 사교성 없는 사교성 모조리 끄집어 내 리액션을 하며, 강지와 함께 동물의 슬픈 사연이 담긴 영상을 시청했죠.
영상 시청을 위해 조명과 마이크를 끈 어두운 스튜디오에서,
돌아보자, 강지가 소곤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강지: 넌... 안 슬퍼? 난 지금 엄청 슬픈데.
찔러도 눈물은커녕 피 한 방울조차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누군가의 질문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려는 찰나-
미나:
관찰력
기준치:
40 / 20 / 8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살짝 물기가 고여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아무도 이쪽을 주목하는 사람이 없어서 연기할 필요가 없지만요.
미나: (눈물을 흘리는 강지라니... 카메라에 찍히면 팬분들이 엄청 좋아하겠어. 근데 굳이 나한테 말을 거는 저의가 뭐냐구..)
이윽고 녹화는 흘러 흘러 재롱잔치 코너에 이르렀습니다.
MC: 오늘 초대한 강아지 친구, 뽀삐~! 나와 주세요!
MC의 안내에 따라 주인과 강아지가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강지: 뽀삐라 하기엔 덩치가 어마어마하네요, 안 그래요 미나 씨?
그의 말마따나 초대된 친구는 두 발로 서면 당신의 키를 넘을 것 같은 덩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미나: 그런 말하면 반려주인이 슬퍼할지도 몰라요? 주인님 눈에는 여전히 작은 뽀삐일 수도 있다구요~ 근데 정말 엄청 크네요...! (눈을 빛내요)
강지: 하하, 미나 씨 말이 맞아요. (그런 당신을 바라보다가 이내 뽀삐에게로 시선을 돌립니다)
MC: 우리 뽀삐가 무척이나 똑똑하다고 하는데요! 확인해 보아야겠죠?
이 자리에 일일 초보 훈련사로 오신 강지 씨와 미나 씨를 모셔보겠습니다!
미나: 동물을 키워본 적 없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당연히 지도사와 함께 하니 걱정마시구요! (카메라를 향해 밝게 웃어봐요)
강지: 같이 힘내겠습니다. 잘 부탁해, 뽀삐야. (뽀삐에게 싱긋 웃어보입니다)
얌전히 앉아있던 강아지가 벌떡 일어나 당신의 발치로 다가옵니다.
당신의 주위를 두어 바퀴 돌며 끈질기게 냄새를 맡는 탓에 강아지 주인이 난처해하며 당신 다리에 감긴 리드줄을 풀어주기까지 하네요.
MC: 하하! 미나 씨에게 맛있는 냄새라도 나나 보죠?
MC: 이거, 이거. 강지 씨와 훈련 대결하는 걸 어떻게 아시고, 신발에 저희 몰래 간식을 준비해 오신 것 아닙니까?
MC의 짓궂은 농담에 스태프들이 파하하 웃으며 현장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집니다.
MC: 자, 이제 강지 씨는 그 자리에 계시고.
미나 씨는 뽀삐 앞으로 나와 보실까요? 우리 뽀삐 친구가 총 맞는 연기를 그렇게 잘한다고 하는데요!
미나: 도전해보겠습니다! (뽀삐와 함께 앞으로 나와봐요)
강아지를 향해 손을 총 모양으로 들고 빵야, 하고 쏘는 제스처를 취하는 순간,
주인의 비명과 함께 거칠게 튀어 오른 강아지,
아니, 이성을 잃은 짐승 한 마리가 날카로운 이빨을 세운 채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미나:
민첩
기준치:
50 / 25 / 10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생각을 하기 전에 반사적으로 그 공격을 피하려 했지만,
그렇게 크게 뜬 두 눈으로 당신의 목덜미를 물어뜯으려 주둥이를 쩍 벌린 짐승을 바라보려는 찰나.
갑자기 누군가가 당신을 끌어당기는 바람에 퍼억,
아니, 너무 가깝게 있어서 당신이 확인할 수 있었던 부위는 그의 새까만 눈동자 정도입니다.
부드럽게 감기는 촉감과 열감이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로 뜨거운 체온.
놀라 들이키는 숨이 상대에게서 흘러나온 숨결이란 걸 아는지 모르는지….
둘은 자의든 타의든 입술을 겹치고 있습니다. [ 이성 판정 (0/1) ]
미나:
SAN Roll
기준치:
58 / 29 / 11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놀라움도 잠시, 곧 당신의 시선을 사로잡는 눈동자가
연예인A 씨와 연예인B 씨가 서로를 죽일 듯이 거칠게 몸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싸우는 사람들에게서 좀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칼이 어둠 속에서 은빛 호선을 그려내며 휘둘러지더니,
진득한 소리와 함께 연예인B 씨의 복부를 찌르고 빠져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칼에 찔린 연예인B 씨는 외마디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뒤로 넘어가 쓰러지고…
별안간 머리 위로 들리는 신음에 다시금 시야가 밝아집니다.
당신을 감싼 채로 강아지의 날카로운 이빨에 한쪽 팔을 내어주고서,
피 흘리고 있는 강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 강지 HP -1d5 ]
MC: 노, 녹화 중단하겠습니다!! 일단 강지 씨부터 구하세요!!
미나: (놀래서 강지 품에서 내려와서 1, 119...!!)
강지가 팔을 털어내려고 할 때마다 점점 더 깊숙이 박히는 송곳니가 보입니다.
그와 함께 흘러내리는 피의 양도 왈칵 불어납니다.
그런 급박한 상황임에도 강지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자신을 물고 있는 강아지가 아니라…
미나: 가만히 있어요, 강지 씨..!!!! (혼란과 공포로 가득찬 눈으로 당신을 쳐다봐요)
미나: 지금 제 걱정할 때예요!?!?!? (119에 전화합니다)
강지: 다들 진정하세요, 외부 사람을 부르면 분명 기사가 크게 나서 프로그램에 해를 끼칠 수 있어요.
전... 제 집에 가서 개인 의사의 진찰을 받을게요. 그래도 되죠?
녹화 중에 발생한 돌발 상황은 환자인 강지의 배려 넘치는 요청 덕분에 얼추 일단락되었습니다.
급한 대로 거즈와 붕대 등으로 팔을 둘둘 맨 강지가 본인 매니저의 부축을 받아 일어납니다.
강지: 모두 너무 걱정 마세요. 아는 의사분의 실력이 뛰어나서 이런 상처쯤이야 금방 치료해 주실 겁니다.
제작진들을 향해 인사하던 강지의 마지막 시선이 닿는 곳은 역시나 당신입니다.
매니저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그가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미나: 없다니까요...! 강지 씨가 절 구하느라....
저 아직 매니저가 바뀐지 얼마 안 돼서 조금 어색하긴 하거든요.
이쯤 되면 강지가 은근하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를 수야 없죠.
미나: 알, 알겠어요... 조금 있다가 갈게요... 지금 보는 눈이 있으니까...
그러자 다소 뾰로통했던 강지의 안색이 한 겹 벗겨내듯 밝아집니다.
강지: 네, 따라와요. (매니저와 함께 밖으로 향합니다)
미나: (남들이 보고 이상한 생각하면 어떡하려고...........!)
(끙끙거리고 제자리에서 발만 동동 구리다가 쫓아갑니다)
평소 그다지 크게 엮인 적 없는 둘이 함께 사라지는 꼴이니, 분명 뒷말이 나올 거예요.
강지와 엮이는 것은 더이상, 결단코 사절이었을 텐데…
어째서 그의 부탁을 들어주고 말았는지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저 망할 인간이 그래도 행동은 다정해빠졌다는 사실을.
의사: 다행이네요. 아직 아기 강아지라서 치악력이 약했던 모양이에요.
구동력도 이상 없고, 그렇게 큰 상처는 아닙니다.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일상생활엔 크게 지장이 없을 거예요.
의사의 말에 침대에 기대어 앉아있던 강지가 불만스럽다는 듯 인상을 구기며 붕대 감은 팔을 위아래로 휘둘러댑니다.
그의 말에 의사가 하하 웃으며 미나를 향해 강지에게도 들리게끔 크게 속삭입니다.
의사: 강지 씨가 원래 엄살이 심하세요. 버릇 나빠지니까 응석은 적당히만 받아주시는 게 좋아요.
의사: 그럼 상처 덧나지 않게 물 닿는 것만 조심하시고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엄살쟁이와 좋은 밤 보내세요.
둘 사이를 단단히 오해한 듯한 의사가 떠납니다.
강지가 큰 상처를 입은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안 매니저도 일이 바쁘다며 떠났고…
강지: 저 의사분, 처음 만날 때부터 유부녀셨어.
미나: (하긴 의사집안이면... 나같은 리포터보다 훨씬 낫고..)
......! (생각을 읽힌 것 같아 얼굴이 화끈해집니다)
............아무말도 안 했는데...
강지: 그런 생각 하지 않았어? (당황) 아니라면, 미안...
가만히 안겨있던 강지도, 손을 뻗어 당신을 끌어 안아요.
흐릿하게 보이는 대기실의 장면이 선명해집니다.
연예인B 씨를 죽인 연예인A 씨가 서서히 고개를 돌려 이쪽을 확인합니다.
그가 휘두르는 칼끝이 위험천만하게 허공을 가릅니다.
천만 다행히도 그 가장 위험한 흉기를 간신히 빼앗고 맙니다.
완전히 이성을 잃고 죽자 사자 달려드는 연예인A 씨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윽고 보이는 것은 발치에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연예인A 씨와…
떨리는 손에 들려있는 칼끝에서 뚝, 뚝, 떨어지는 핏방울입니다.
강지가 미나를 풀어주면 환각은 거기서 끝납니다.
미나: ... (강지 몸 위에 누운 채로 강지 내려다봐요)
미나: ... (근데 내가 보는 이 시점이... 강지의 시점인 걸까... 잠시 생각하며 강지를 바라보다가) 잠이나 자.
미나: 너도 그걸 원했잖아. 왜 이제와서... (울컥)
미나: 됐어, 죽 사놓고 갈테니까 일어나면 먹어. (침대에서 벗어나요)
강지: 미안해, 미나야. (약기운에 못이기고 눈을 감아요)
미나: (잠든 강지를 몇 분간 쳐다보다가 죽 시켜놓고 떠납니다..)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곤히 잠이 든 강지입니다.
여전히 문 손잡이가 쇠사슬에 단단히 묶여 있습니다.
강지가 잠든 지금이 열쇠를 찾아 저 쇠사슬을 풀고 서재에 들어가 볼 수 있는,
미나: (좋아, 해보자. 강지가 잠든 침실에서 열쇠 찾아봐요)
미나:
관찰력
기준치:
40 / 20 / 8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 미나는 협탁 서랍 속에서 바로 발견합니다.
(서재 열쇠 들고 조심스레 서재의 자물쇠를 풀어봅니다)
대단한 비밀이 감춰져 있을 것만 같은 미지의 문을 열고, 서재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안쪽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신비롭고 기괴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둥글고 촘촘하게 놓인 원형의 양초들에선 파란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고,
바닥엔 마치 피로 그린 듯한 마법진 같은 것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앙에 검붉은 피가 바싹 말라붙어있는 칼이 놓여있습니다.
어째서 강지 집에 이런 오컬트적인 공간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는 찰나.
갑자기 심지 끝에서 활활 타오르던 파란 불빛들이 누군가 입김을 분 것처럼,
양초 불빛에 의지하고 있던 서재가 삽시간에 어둠으로 물듭니다.
이내 당신의 눈앞으로 희미한 빛이 새어 들어옵니다.
이제는 익숙할지도 모르는… 사건 당일 밤, 10시. 방송국의 모습입니다.
어두운 복도, 두 고함 소리가 흘러나오는 대기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두 인영.
연예인A와 연예인B가 거칠게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들을 말리기 위해 다급히 달려갑니다.
하지만 칼을 쥐고 있던 연예인A가 연예인B의 복부를 찌르고 뽑아냅니다.
뚫린 상처로 죽음을 의미하는 검붉은 피가 왈칵 흘러나옵니다.
힘을 잃고 서서히 그 피웅덩이 위로 침묵하는 연예인B와…
그 장면을 목격한 침입자를 노려보며 달려드는 연예인A.
상대를 바꾸어 시작된 몸싸움에 엎치락뒤치락거리는 어지러운 시야.
그에게서 겨우 칼을 빼앗지만, 눈이 뒤집힌 채 달려드는 연예인A를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습니다.
쿵! 묵직한 소리와 함께 연예인A의 밀침에 뒤로 넘어지며 뒤통수를 세게 박습니다.
눈앞으로 연예인A가 허물어지는 모래성처럼 내려앉습니다.
허망한 시야에 죽어버린 두 구의 시체가 보입니다.
놀란 눈을 한 강지가 칼을 쥔 당신과 시체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눈앞에 선명히 보이던 장면이 사라지고 원래의 시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뇌리에 깊게 남은 그것은 환각 따위가 아니라,
당신의 본래 지니고 있었던, 그렇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지워졌던 기억임이 분명합니다.
미나:
SAN Roll
기준치:
58 / 29 / 11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분명 당신은 그들의 사망 시각엔 러브호텔에 머물고 있었을 텐데….
독고 PD: [ 미나 씨. 퇴근했을 텐데 미안하지만 잠시 사무실로 와줄래? 급히 전해줄 말이 있어. ]
미나: (본인이 한 짓임을 생각 못하고 강지한테 네가 그런거냐 물었으니.. 어이없는 쪽은 강지겠구나... 벙진 모습으로 문자 메세지를 보고만 있습니다.)
... ... (일단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방송국 사무실로 가봅니다ㅠ)
그 메시지에 다시금 방송국으로 출근을 합니다.
사무실로 올라가 보면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독고 피디님과,
그 앞에 처음 보는 사람 두어 명이 서 있습니다.
날카로운 인상을 지닌 자들이 피디님을 지나쳐 곧장 다가옵니다.
형사: 미나 씨 맞으시죠? 안녕하십니까. 저는 XX 경찰서 강력계 형사, 우향수라고 합니다.
형사? 놀란 눈으로 독고 피디님을 바라보면 그가 멋쩍은 표정으로 답합니다.
독고 PD: 그게… 형사님이 당신을 불러달라고 해서 말이야. 그, 그래도 용의자로 의심해서 부른 건 아니라고 하셨어! 그렇죠?
형사: 예. 피디님께 들어보니 사건 당일에 낮에만 근무하시고 방송국을 나가보셨다고 하더군요. 맞습니까?
형사: 몇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잠시만 시간을 내주시죠.
미나: (난 이제 잡혀가겠지... 분명 다 알고 온 걸거야...)
형사: 우리는 이번 사건을 단독범이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을 거의 동시에 죽이기 쉽지 않기도 하고, 그날 벌어진 정전도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근거가 부족합니다.
90% 확률로 한 명, 혹은 두 명 이상의 공범이나 조력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쭤보는 겁니다만… 미나 씨는 이 사건의 관련자입니까?
날카롭게 묻는 질문이 당신을 뚫고 지나가는 것처럼 들립니다.
당신이 휘말린 이유인 ‘지문 묻은 흉기’의 행방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니 구태여 저 질문에 동의할 필요는 없겠죠.
게다가 당신이 공범도, 조력자도 아닌 것은 사실이니까요.
미나: (여기서 거짓말을 하게 되면.. 나중에 가중 처벌이 될지도 모르는데...)
독고 PD: (빨리 아니라고 해야지 뭐해! 뒤에서 입모양으로 말해요)
미나: ...저는 그 시각에... 다른 곳에 있었어서.......
혹시나 나중에라도 무언가 말씀해주고 싶은 것이 생각난다면 이쪽으로 전화 주십시오.
진땀으로 축축하게 밴 손바닥 위로 [형사의 명함]이 놓입니다.
딱딱하고 예리해보이는 형사의 얼굴이 박혀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억겁처럼 느껴졌던 곳에서 나가보려는 찰나,
형사가 당신의 등 뒤로 질문 하나를 더 남깁니다.
형사: 아. 혹시 배우 강강지 씨에 대해서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미나: (그건 왜 물으시죠!!!!!!!!!!!!!!!!!!!!!)
그냥.... 동경하는 스타라고 생각합니다...
형사: ...예, 알겠습니다. 가보셔도 됩니다.
강지는 간만에 달콤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아무 스케줄이 없는 건 올해가 처음이거든요.
미나: (나는 울상인데!! 넌 잘거야!?!?1)
미나도 내일 스케줄이 있으니, 얼른 집으로 가는 게 좋겠습니다.
토독. 토독. 창틀을 두드리는 불규칙적인 소리에 슬며시 눈꺼풀을 들어 올립니다.
창문이 젖어있는 걸 보니 비가 내리는 것 같습니다.
어둡게 깔린 먹구름 때문에 지금이 몇 시인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미나: ... (힘겹게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가요 ㅋㅋ)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찾은 후 화면을 켜자...
알음알음 알던 기자들에게도, 평소 알던 친구들에게도 전화며 메시지며 한가득입니다.
확인해 보면 메시지는 하나같이 ‘미나 이 기사, 진짜야?’ 하는 내용이 주입니다.
무슨 기사인가 하고 봤더니…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보입니다.
말도 안 되는 열애설을 확인한 미나, [ 이성 판정 (0/1d2) ]
SAN Roll
기준치:
57 / 28 / 11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어쩐지 조급한 목소리로 현관문을 열어주길 부탁합니다.
모자와 마스크로 대충 얼굴을 가린 강지가 흠뻑 젖은 채로 서 있습니다.
들어오란 말도 하기 전에 그가 집 안쪽으로 들어와 현관문을 닫습니다.
미나: 뭐, 뭐야! 우산도 안 쓰고 온 거야?!
관찰력
기준치:
40 / 20 / 8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표정이나 시선이… 어딘가 초조하고 불안해 보입니다.
손에 들린 우산도 없는 걸 보아하니, 비를 전부 맞고 왔나 봅니다.
문득 그의 팔에 둘린 붕대가 푹 젖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미나: (기사 때문에 이정도로 달려오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무슨 일이야...?
강지: 우리 연애 의혹 기사가 떠서, 건물 밖에 기자들이 잔뜩 몰려와 있어.
하긴 이런 열애설 따윈 강력하게 부인하면 빠르게 누그러들 일이니까요.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다지 큰일이 아니긴 합니다.
미나: (화장실에서 수건 꺼내와서 당신의 머리를 닦아줍니다) 그래서?
듣기론 마땅히 지목할 만한 다른 용의자가 없다고 하고…
미나: ... (조심스레 강지의 붕대를 감은 팔도 닦아줍니다)
강지: 하필 나는 그 둘의 사망 시각에 정전된 방송국 안에 있었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던 것도 아니라서 그럴싸한 알리바이도 없고.
그러니 분명… 내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몰릴 거야.
미나: ... (다시 당신의 머리에 수건을 올려놓고 그대로 양쪽을 잡아 끌어당깁니다) ...강지야.
강지: ... (젖은 앞머리 사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미나: ... (수건 끝을 양손에 말아쥐고 당신을 더욱더 끌어당겨 입을 맞춥니다. 입술을 머금고 조금 오물거리다가 느릿하게 떼어냅니다.) 사실 모든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날 지키고 싶은 거지?
강지: (입이 맞춰지면 의문의 눈빛으로 잠시 당신을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내리깝니다) 나... 말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그렇지만 너한테 부탁할 건 정말, 아주... 간단하지만, 생각해보면 네 입장에서는 무거울 수도 있겠네.
미나야, 사건 당일... 그날, 너와 내가 같이 있었다고 증언해 주면 안 돼?
내가 저지른 일을... 너까지 피해받게 할 수 없어. 그러니...
미나: 타이밍이 맞지 않은 고백이란 것도 알지? (베시시 웃어요)
강지: 미안하지만 네 알리바이는 확실해. 블랙박스에도 영상이 남아있을 거야.
어떻게 된 건지는 말할 수 없어.
하지만, 우리 둘 다... 용의선상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
그러니까...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자동차 블랙박스에 내가 찍혀서 알리바이가 증명되었는데, 강지 너는 알리바이 증명이 어려운 상황인 거야?
미나: 그래서 내 증언이 있으면, 네가 용의 선상에서 제외될 수 있단 거고?
미나: ..................... (이마팍)
미나: 내 말로 인해, 앞으로 일어나게 될 후폭풍에 대해서 모두 감내할 자신이 있는 거야?
강지: 그땐 너와 함께할 미래만을 그리면서... 미래에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현재의 너는 잘 챙기지도 못하고... (중얼중얼)
미나: .....ㅍ"ㅍ 널 구하기 위한 비즈니스 커플 같은 거야. 알겠어?
문득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흉기를 쥐게 했던 강지의 만행이 떠오릅니다.
분명 며칠전만 하더라도 그의 얼굴을 볼 때마다 치를 떨었었죠.
그런 강지가… 공공연한 연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하지 않은 최악의 고백이 될 테죠.
그러고 보니 어제 형사에게서 받은 명함이 있었죠?
형사: 강지 씨와 사건 날 밤에 함께 있으셨다고요?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강지 씨에겐 무례하게 행동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끊어진 통화 너머로 후련한 듯이 웃고 있는 강지가 보입니다.
강지: 기자들이 우리 관계에 대한 소문을 듣고 입맛대로 쓰지 못하게끔, 우리가 먼저 뒤통수를 치는 건 어때? 그 편이 더 짜릿하기도 하고.
시원하게 미소 짓는 강지를 보자 기분이 묘해집니다.
기자들 앞에 손잡고 나가 연인 사이라고 제 입으로 지껄이게 됐는지!
미나: (왜이렇게 말려든 기분이 들지... 끄응)
강지: 아, 그럼, 오늘은 굳이 부탁하지 않아도 우리 집 와줄 거지?
빗물에 푹 젖은 붕대 감긴 팔을 얄밉게 흔들거리는 강지는, 쓸데없이 잘생겨서 당신의 연애 스캔들 상대로는 손색이 없습니다.
강지는 가타노토아와의 내기에서 승리해, 원하던 바를 이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