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원주소
이하 시나리오 스포일러
(상황에 따라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일부 개변한 부분이 있습니다.)
새벽을 적시던 비는 어느새 폭우가 되어 내리는 중입니다.
기승을 부리는 여름은 꺾일 기미 하나 보이지 않으매
백복이가 괜히 강수량에 대해 떠드는 뉴스에 집중하다 보면,
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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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20/10/4 |
굴림: |
44 |
판정결과: |
실패 |
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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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20/10/4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ㅋㅋ)
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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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20/10/4 |
굴림: |
49 |
판정결과: |
실패 |
“8월 하순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의 강수량이….”
“새벽부터 시작된 비는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시간당 100mm로 인천 전역을 시작해 전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으며,”
“기습폭우로 인한 피해 역시 속출하는 중입니다.”
확실하게,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몇 가지 소리와 함께 가전제품들의 불이 꺼집니다.
우중충한 하늘 덕에, 잿빛이 슬금 들어온 집안은 낮임에도 어둑하네요.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끊이지 않습니다.
(관리실에서 올라왔나, 생각하며 현관으로 나가 봐요)
누구세요~
복아?
다행히도 이름 모를 방문객은 아닌 모양입니다.
어떤 이유에서 연락도 없이 찾아왔을지 쉬이 예상되지 않습니다.
여전히 불 하나 켜지지 않은 실내는 어둑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물벼락을 맞은 듯 푹 젖은 옷을 입은 명주도 함께.
백복:
심리학
기준치: |
30/15/6 |
굴림: |
2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야, 이 날씨에 여기까지 왜 왔어!
한참을 살피더니, 이유 모를 한숨도 함께 뱉네요.
그리 묻는 명주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고칩니다.
아까처럼 목소리를 떨지 않고, 그저 태연한 낯으로.
명주:..아, 아하하! 미안, 미안~ 우산을 깜빡했어!
잠깐 들여보내주면 안돼?
백복:아니, 깜빡할 게 따로 있지... 기다려 봐.
백복:(신발장에 명주 세워 놓고 들어가서 타올 들고 나와요)
백복:두 장은 더 있어야겠네... 계속 비 맞고 온 거야??
(발수건 세팅중)
네모난 상자 속 [뉴스]는 여전히 이번 기습폭우를 다루고 있으며,
[화장실]에서는 뽀송한 수건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부엌] 찬장에 고이 모셔둔 티백으로 차가운 명주의 몸을 녹일 수 있겠네요.
[명주]는 젖은 탓에 그저 우뚝 서 있습니다.
(발 슥슥 닦음)
백복:개학날부터 결석하면 참 볼만 하겠다, 아휴!
백복:그걸로 대충 닦고 있어봐. 머리 말릴 것도 하나 더 가져올게.
(화장실로 가요)
습기 가득한 눅눅한 하루라 해도 수건은 뽀송한 게 제구실을 할 수 있겠습니다.
백복: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이게????)
백복: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최근에 바꿨었나 ㅎ)
일단 들어와. 아예 샤워부터 할래?
명주는 세찬 비를 맞은 탓인지, 평소보다 더 창백한 낯입니다.
백복: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명주의 손등 위로 여린 푸른빛이 반짝거립니다.
명주:아, 그럴까? 너만 괜찮으면 나야 땡큐지!
(현관 앞에서 셔츠 휙휙 벗어요)
(헤헤, 하고 셔츠 버려두고 화장실로 가요 ㅋㅋ)
잘 쓸게~
(부엌으로 가서 뭐 내줄 거 있나 볼래요)
[찬장]에는 티백이 여러 개 놓여 있었습니다.
어디서 받았던 건지, 직접 산 건지 기억은 흐릿하지만요.
백복:
운
기준치: |
67/33/13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행히도, 구석에 딱 하나 남은 가루 코코아를 발견합니다.
백복:티백이 있었을텐데... (이거라도 줘야겠다. 하고 코코아 꺼내요)
(전기포트에 물 끓이는 중...)
주간 날씨를 알려주는 화면은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한 주가 비로 가득한 건 이번 여름 중 처음입니다.
“유명 스포츠 선수 A씨의 은퇴 사실에 관한 루머들이…”
백복: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그 다음으로 다루는 뉴스 내용은 어디선가 얼핏 들어본 것 같기도 합니다.
쏴아아, 비는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백복:(티셔츠랑 잠옷바지 꺼내서 욕실 안으로 넣어줘요)
명주:(옷 쇽샥 입고 머리 끝 조금 젖은 채로 나와요)
히히.
그래도 이런 날에 나 보니까 좋지?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
명주:아니~ 갑자기 비가 오니까~ (말끝흐림)
헤헤...
어느 정도 물기가 마른 명주는 간간이 멍한 표정을 짓습니다.
맛있다, 코코아!
내일은 개학식이니 명주도 일찍 집에 돌아가야겠죠.
폭우에 명주의 가족이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할 말 있어서 온 거 아니었어?! (기다리는 중이었음)
당신만을 오롯이 담은 그 눈에 푸른 빛이 스칩니다.
동시에, 명주의 피부 위로 기하학적인 형태의 무늬가 그려집니다.
기억할 수 있지?
백복:
듣기
기준치: |
20/10/4 |
굴림: |
48 |
판정결과: |
실패 |
이 공간이 너무나도 고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니, 비는 허공에 방울방울 ‘멈추어’ 있습니다.
백복이는 이해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에 이성 판정.
백복:
SAN Roll
기준치: |
45/22/9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다리고 있을게!
명주는 백복이의 손을 강하게 마주 잡고 눈을 감습니다.
피부 위로 새겨진 무늬는 명주를 집어삼킬 듯 반짝이고,
어디선가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숨을 쉬기도 어렵습니다.
중력이 배로 느껴지는 기분에 속이 울렁거려요.
허공에 방울방울 매달린 비는 여전히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번 주 내내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열대야 역시 지속적으로…”
무더운 여름은 건조한 탓에 비는 내리지 않고,
백복,
당신의 손을 잡고 있던 상대는 어디로 갔나요?
집 안에 남은 건 맑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햇살, 그리고 당신뿐입니다.
백복:
SAN Roll
기준치: |
45/22/9 |
굴림: |
46 |
판정결과: |
실패 |
2
(어벙벙)
:창밖, 명주가 있던 자리, 뉴스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명주에게서 뚝뚝 떨어지던 물마저 사라졌습니다.
손으로 만져본 가구들은 모두 마른 상태입니다.
(창밖도 내다봐요)
백복:......?????? (같은 날짜가 맞나? 폰도 확인해봅니다)
(뉴스를 다시 틀어봅니다)
장마철인데도 이렇게 맑은 날이 지속되는 건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그 외의 다른 것을 살펴보아도 평범하고 익숙한 당신의 집일 뿐입니다.
창밖은 그늘마저 푸르러 바다를 베어 옮겨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반짝이던 무늬마저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인 게 틀림없잖아요?
내일 학교에서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멍한 정신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단어가 오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펄럭이는 교복들이 흰나비처럼 이곳저곳 쏘아 다니네요.
어제 일어났던 일들이 생생한 꿈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일을 빼면 이 여름은 평범한 하루와 다를 것 하나 없어,
백복이는 배로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가로등 두어 개를 지나면 명주가 보이곤 했습니다.
친구:근데 오늘 날씨 진짜 좋지 않냐? 보통 이맘때 즈음이면 비도 오고 그랬던 것 같은데.
며칠 째 쨍쨍하고 말이야.
다른 학년이야?
난 모르는데.
너 또 명주랑 싸웠냐?
개학식부터 요란이네.
정신 차려 임마~!
진짜 태어나서 처음 듣는 이름이다!
백복:(찐인가? 놀리는 거 아닌지 심리학판정)
백복:
심리학
기준치: |
30/15/6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친구의 말은 진심입니다. 얘가 더위 먹어서 돌았나... 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친구:아무튼, 장마 기간에 계속 화창해서 진짜 기분 째진다!
어제처럼 오늘도 한없이 쨍쨍하고 말이야.
어제도 엄청 맑았잖아.
하여튼 집에만 처박혀있으니까 날씨도 어떤지 모르고... (쯧쯧)
어디 딴 세상에서 왔나.
친구:그건 내가 해야 할 얘기 같은데. (도끼눈)
...아, 맞다! 나 동아리 보고서!
뒤를 돌더니 왔던 길 위를 냅다 달리기 시작합니다.
덩그러니 남겨진 백복이의 뺨 위로 푸른 나뭇잎 하나가 떨어집니다.
중력을 따라 떨어진 잎은 한가득 여름을 담아 푸르기만 합니다.
백복: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까 그 친구는 분명 명주와도 친한 친구입니다.
신호를 기다리며 건너기 전, 당신에게 전화 한 통이 도착하네요.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전화를 건 이는 명주입니다.
불안하고, 여유가 사라진 그 목소리는 볼품없게 느껴져요.
명주:보, 복아... 혹시, 내 이름 기억나?
백복:
정신
기준치: |
45/22/9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3초 정도의 틈을 두고 명주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문득, 아까 명주를 모른 체하던 친구가 생각납니다.
명주:...방금, 기억해내려고 했지, 그렇지!
설마 아직도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명주:
심리학
기준치: |
45/22/9 |
굴림: |
46 |
판정결과: |
실패 |
도서실에 들리려고.
도서실? 니가 웬일로..??
횡단보도, 그 하얀 선을 따라 걸을 때 즈음 명주가 중얼거립니다.
가까운 거리를 두고 아슬하게 멈춘 차 옆으로 한 학생이 넘어져 있습니다.
부딪히진 않았지만, 모두가 웅성거리며 횡단보도 쪽을 쳐다보네요.
백복: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재빨리 번호판 외워요)
눈을 두어 번 깜빡이자 그제야 바퀴가 보입니다.
소란도 잠시, 지각을 피하고자 모두 다시 학교로 걸음을 옮깁니다.
한층 한층 계단을 오르다 보면 백복이의 반이 보입니다.
오늘따라 파아란 창밖이 무섭게도 아름답습니다.
그러고보니 명주는 먼저 학교에 왔다고 그랬는데...
당신의 교실 속 익숙한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나가는 [친구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눈치이며,
교탁에 붙은 [자리표]에는 학생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백복:(자리표 다시 확인해봐요 기억하는 자리가 명주 자리 맞는지)
교탁 위에 붙여진 자리표에는 학생들의 자리 위로 이름과 학번이 적혀있습니다.
애초에 없던 학생처럼 명주의 자리도, 이름도, 학번도.
뭐야..?
(지나가는 반친구 붙잡아요)
친구들은 방학 때 있던 일이나, 다른 학교보다 이른 개학에 대한 불만을 토하고 있습니다.
양호실 같이 가 줘?
친구:야, 너 강명주 아냐? (다른 친구에게 말해요)
다른 친구 역시 모른다는 듯 고개를 젓습니다.
정말, 진지하게 명주의 반 친구들은 당황한 표정을 짓네요.
마치 벽을 두고 얘기하는 기분이라 백복이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자리표와 친구들의 얘기를 확인한 백복이는 SANC 0/1.
백복:
SAN Roll
기준치: |
42/21/8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에게 그리 속삭이던 명주는 어디로 간 건가요?
모두가 한 사람을 잊고 여름을 보내는 중입니다.
나무 아래 그림자는 잠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구름 몇 점이 떠다니는 하늘은 지독하게도 푸릅니다.
백복: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구름은 제자리에 못이 박힌 듯 움직이지 않습니다.
애초에 움직이는 법을 모르는 것처럼 그 자리에 굳어 있습니다.
(매미소리도 주의깊게 들어봐요)
매미의 돌림노래는 끝날 기미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백복:
듣기
기준치: |
20/10/4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백복:(이 조명 온도 습도... 교실에서 들리는 소음을 걸러내고 모든 감각을 매미소리에 집중합니다 가라 듣기!!!!!!!!!!!!)
백복:
듣기
기준치: |
20/10/4 |
굴림: |
58, 91, 2 |
+2: |
극단적 성공 |
+1: |
실패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이거 무슨 음모론인가?)
재잘거리던 아이들도 자리를 찾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백복, 당신은 당신의 기억을 믿을 수 있나요?
선생님께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업을 시작합니다.
출석 역시 명주의 이름은 건너뛰고 이어지네요.
누군가의 부재는 애초에 없던 것처럼 하루가 흘러갑니다.
“예문에도 나와 있듯이 관계부사를 써야 하므로…”
동시에 선생님께선 당신을 탐탁지 않게 쳐다보네요.
“백복이가 오늘 영 집중을 못 하는 것 같네.
”
백복: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복도 쪽 창가를 익숙한 인영이 스쳐 지나갑니다.
선생님께선 벙긋하는 입으로 무어라 잔소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었을까요?
명주를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뛰쳐나가요)
당황한 표정의 친구들을 지나쳐 복도로 향하면,
당신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이미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명주는 뒤 한 번 돌지 않고 계속해서 계단을 오르네요.
철조망 밖 너른 하늘을 보는 이가 그곳에 서 있습니다.
흩날리는 머리칼은 왼쪽에서, 다시 오른쪽에서.
하늘 위 구름은 못이 박힌 듯 움직이지 않습니다.
백복:
SAN Roll
기준치: |
42/21/8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에게, 그리고 명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블러 처리가 된 듯한 그 얼굴에 몸이 반사적으로 얼어붙습니다.
명주:복아, 이상해. 아무도 날 기억하지 못해.
너는 날 알고 있지? 지금 내 얼굴, 보여?
명주에 관한 기억들 역시 하나둘씩 지워지는 중이란 것을요.
손을 뻗으려던 명주는 그대로 굳어 당신을 마주 봅니다.
그 무엇도 보이지 않지만, 당신은 분명 그리 느꼈습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요동칩니다.
가는 침묵이 흐른 후 명주는 백복이를 와락 끌어안습니다.
내가 사라지고 있어!
어떻게 해...?
아직 내가 기억하고 있잖아, 응? (등 토닥여줘요)
대체 언제부터 이런 거야...?
명주는 진정한 듯 천천히 당신에게서 떨어집니다.
‘차원의 관문’도 사용할 수 없어.
마치 이 세계에 갇힌 것만 같아.
명주:뭐야…아직도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거야?
하...
(당신 어깨에 양손을 올립니다)
안 되겠다, 박백복.
지금 하는 얘기 잘 들어.
명주:우린... 원래 세계에서 신도들에게 쫓기는 중이었어.
도망치던 중 차원의 관문을 사용했지만, 그대로 우주 미아가 되었고.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계속 차원을 넘었어.
다른 세계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가끔 기억을 잃기도 했는데….
명주의 말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영화도 아니고,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세계를 건너, 우주를 건너, 어느 먼 은하를 건너.
원래 세계를 찾아 몇 번이고 차원의 관문을 다시 넘었습니다.
그 과정 중 부작용에 의해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기도 했죠.
비가 흠뻑 쏟아지던 어느 여름 역시 우리가 살던 곳이 아닌 NN번째의 또 다른 세계였으며,
그때 명주가 했던 행동은 차원의 관문을 넘기 위한 주문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떠올린 백복, SANC 0/1d2.
백복:
SAN Roll
기준치: |
41/20/8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2
비가 멈추는 것은 주문진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었습니다.
비가 쏟아지던 그 여름도, 맑고 화창한 이 여름도.
우린 원래 세계를 찾아 한없이 우주를 넘나들었죠.
그 과정 중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번 평행세계에서 명주는… 사라지는 중인 걸까요?
명주의 존재 자체가 없었던 세계 또한 이번이 처음입니다.
명주:이 세계는 확실하게 다른 곳들과 달라. 다들 날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이유는 모르지만, 난 사라지는 중이고.
복이, 너 역시 날 잊을지도 몰라.
흐르지 않는 몽글한 구름이 그림자를 만들어내면,
명주는 천천히 철조망에 기대앉아 당신에게 작은 수첩과 연필을 건넵니다.
당신을 위해 옆자리를 가볍게 쓸어내리는 그 손은,
명주의 얼굴처럼 흐려지고 형태를 잃고 있습니다.
명주:적어두면 더 기억하기 쉬울 거야. 잊지도 않을 거고.
명주:내 취미는 스카프 모으기. 좋아하는 건 가을, 하와이안 피자.
키는 176. 쌍꺼풀은 없지만 눈썹이 진해서 아주 잘 생겼어.
그리고…. 아, 수영장에서 같이 육개장 사발면 먹었을 때,
나한테 건더기 스프가 없었던 거 기억나?
너한테 건더기 스프가 두개 들어있었잖아.
난 그때부터 우리가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지.
명주:아, 맞다, 맞다! 우리 처음 만났던 곳!
수학 학원 옥상이었잖아!
그 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우리 둘다 도시락을 먹으러 올라왔었지.
너 밥친구 없어보이길래 내가 말 걸었잖아.
너랑 친구 먹은 덕분에 내가 땡땡이 칠 때, 네가 대리출석 해준 것도 기억난다.
가끔 같이 학원 째고 먹는 떡볶이도 맛있었어…
명주:그리고... 내 가장 친한 친구는 너야!
꼭,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해?
백복:응, 당연하지. 기억하고 있어. (라고 말하지만 자신도 언제 잊을 지 몰라 적어 내려가는 이 상황이 착잡하게 느껴져요)
백복의 기록
기억해달라는 말과 함께 어느 정도 정보를 적었을 때 즈음,
명주의 목소리마저 뭉툭해져 알아들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까, 날 잊지 마.
복아, 마지막으로 내 이름을 불러주면 안 될까?
백복:명주, 강명주... (금방 사라질 것 같은 느낌에 명주의 한쪽 팔을 붙잡아요)
마지막이라니 재수없는 소리 하지 마.
명주는 자신의 이름을 한참 동안 불러달라고 속삭입니다.
데자뷔처럼 옥상에는 당신만이 홀로 남아있습니다.
백복:
SAN Roll
기준치: |
39/19/7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급하게 휘갈겨 쓴 티가 역력한 글이 남아있네요.
가장 크게 [Yo 내이름은박백복]에 대한 정보라고 적혀있으며,
그 아래로는 누군가의 사소한 정보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절대 잊어선 안 될 이름인데도 왜 이렇게 기억이 흐릿한지.
이 세계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한참을 되뇐다고 하여 방법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철조망에 오래 기댄 탓에 몸이 찌뿌둥하기도 하네요.
분명하게 써져있는데, 어쩐지 읊어지지가 않습니다.
(우선 옥상을 나서서 내려갑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명주의 글씨겠거니)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도서실로 가는 길에, 어렴풋이 알아챕니다.
암호 같기도 하지만, 아마 이 숫자는 도서실 창구번호일 겁니다.
…그사이에 수업 하나를 완전히 빠진 것 같습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이곳은 진짜 세계가 아니므로 상관없는 일이죠.
그 모든 게 조각난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부탁만이 남은.
백복:
정신
기준치: |
45/22/9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답답한 마음에 괜히 발걸음이 빨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울렁거리는 속은 이 계절을 완전히 받아내지 못합니다.
[종교], [예술], [언어]가 적힌 책장들이 빼곡합니다.
다양한 종교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백복:
자료조사
기준치: |
42/21/8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다양한 예술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백복:
자료조사
기준치: |
42/21/8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백복:
자료조사
기준치: |
42/21/8 |
굴림: |
2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언어 섹션으로 넘어가요)
다양한 언어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백복:
자료조사
기준치: |
42/21/8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백복이는 800번대 [문학] 책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백복:(840번으로 가서 쪽지에 적힌 번호 찾아봐요)
그것은 <꽃갈피>란 제목의 얇은 영문 시집이었습니다.
꽃으로 책갈피를 만드는 방법과 짧은 시들이 실려있습니다.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꽃을 여러 번 말려야 한다고 하네요.
심장에 꽂을 수 있을 정도로 얇게 마른 우리의 NN번째 여름.
하지만…… 이 세계는 아주 평화로워. 우리가 원래 살던 세계와 아주 유사하고,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듯해.
마치 우리가, 아니. 네가 그 자리에 들어가면 되는 것처럼.
너도 알잖아. 우린 너무 많은 여름을 건너왔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존재하긴 할까?
원래 세계를 찾는다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만약 네가 나를 잊고 이 세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최선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야.
한 사람만이 사라진 이곳은 평화롭고 고요합니다.
기약 없이 차원의 관문을 다시 넘나들어야 할까요?
백복, 당신에게 명주는 그럴 가치가, 의미가 있는 사람인가요?
백복:(뭐... 시작한 이상 끝장을 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기억하고, 형상화할 수 있는 최고의 단어를.
백복:(쪽지에 적힌 이름을 손끝으로 쓸어봅니다)
이만 집으로 돌아가자. 강명주.
백복: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창밖으론 하늘, 땅이랄 것도 없이 검은 우주가 펼쳐져 있습니다.
어지러울 정도로 새까만 밤과 반짝이는 은하수,
백복:
SAN Roll
기준치: |
38/19/7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물론 감상이 이어지기도 전, 그는 당신을 향해 무어라 소리치네요.
백복:
듣기
기준치: |
20/10/4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웅웅거리는 명주의 말이 정확히 들리지 않습니다.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별가루들이 흩날립니다.
정신을 차리면 100번, 600번, 800번.
책장들이 모두 별 가루가 되어 사라지고 있어요.
당연하죠, 이 세계를 부수는 단어는 당신이 읊었잖아요?
주변을 둘러보면 마땅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요.
유일하게 부서지는 세계 속 당신을 바라보는 이에게 뛰어내려요!
백복:... (침을 한 번 꼴깍 삼키고, 명주가 있는 곳을 향해 뛰어내립니다)
응원하듯 거센 바람이 당신의 등 뒤에서부터 불어옵니다.
별가루가 흩어지매 까만 우주는 눈이 부시게 아름답습니다.
바람 따라 나는 민들레 씨처럼 느릿하게 떨어집니다.
와락, 그런 당신을 명주는 쉽게 그러안아 잡습니다.
그 얼굴의 이목구비는 점점 선명해지고 있어요.
나풀거리는 머리카락 탓에 꼭 물에 빠진 것만 같습니다.
외부 세계와 가장 강하게 연결된 명주가 묻습니다.
강명주!
백복이가 답을 하자, 명주의 얼굴이 되돌아옵니다.
명주:하하! 이것도 얘기했던 것 같은데, 우리가 처음 만난 장소는?
바보, 밥은 휴게실에서 먹었어도 됐는데. 옥상은 왜 따라왔던거야?
백복이가 답을 하자, 모든 별가루가 허공에 둥둥 뜬 채로 멈춥니다.
명주:네가 그곳으로 갔으니까, 한 번도 말 안 걸어봤고... (눈을 데굴 굴립니다) 호기심에!
집으로 돌아갈 거지?
이렇게 나사 빠진 것 같은 세상은 나도 싫어.
중력이 배로 느껴지는 기분에 속이 울렁거립니다.
하지만, 이건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일이었잖아요?
너무 평화로우면 재미없잖아! 그렇지?
명주:흐흐흐, 네가 내 이름만 안 불렀어도 평화로움이 반복됐을걸?
우린 그것들을 두고 차원의 관문을 넘을 거예요.
어쩌면 다시 우주 미아가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마주 잡은 손이 웅웅, 진동하며 가볍게 떨립니다.
백복: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피식 웃어요)
보상: 진행 중 감소한 이성 전체 회복, 우리가 살던 세계.